오뚜기 진라면] 에게 배운다

작년 터키에 출장을 갈 일이 있었습니다. 늘 해 오던 대로 먼저 가 있던 직원들을 위해 필요한 음식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대뜸 '오뚜기 진라면 매운맛'이라고 말하더라고요. 저는 '라면은 농심 X라면 아닌가?' 갸우뚱했습니다. 그냥 괜찮은 맛인가 보네 하며 출국 때 면세점에서 진라면을 사 갔습니다. 터키에 도착해서 며칠 되지 않아 가져온 진라면을 먹을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직원들이 왜 '진라면'을 찾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라면은 그 맛이 그 맛이라고 생각했던 제가 터키 출장 이후로 '진라면'만 찾게 되었는데요. 도대체 어떻게 그 맛을 내게 되었고 입소문을 타게 되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찾아봤더니 진라면은 1988년에 출시되었습니다. 지난 30여년간 어떤 노력을 기울였을까요?

 

6번의 맛 개선

한국인이 찾는 매운맛을 내기위해 특별 전담반(TF)을 꾸려 깊이 있는 연구를 했습니다. 진하고 매운 국물을 만들기 위해 하늘초 고추를 사용하였고, 건더기의 양을 늘렸습니다. 또 나트륨 함량을 줄여 맛의 균형을 맞추었습니다. 작은 수프 봉지에 들어가는 내용물을 개선했다는 건데, 말이 6번이지 연구원들은 백번, 천 번은 레시피를 바꾸면서 미세한 차이를 고민했을 것 같습니다.

 

 

홍보 매칭

적절한 홍보(광고)가 진라면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일조했습니다. 차승원, 펜싱선수, 봅슬레이 선수 그리고 장동건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CF에 출연했지만 진라면 알리기의 일등공신은 '유현진'입니다. 주특기인 '체인지업' 이미지와 맞물리면서 라면시장의 점유율을 체인지시켰습니다. 새로운 스타를 기용해 진라면 맛도 새롭다는 이미지를 심어주었습니다. 앳된 모습으로 '유우 현지인~ 라면'하던 광고가 생각나네요.

 

착한 가격

지난 10년간 가격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오뚜기만의 생산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진라면에 맞지 않습니다. 싸지만 성능은 뛰어난 '가성비 갑'입니다. 가격을 올리지 않는 뚝심은 늘 한결같은 선한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습니다. 착한 기업 오뚜기에 어울리는 전략입니다.

 

라면에게 배운다... 웃긴 말인데요. 저는 진라면으로부터 '늘 변화를 꿈꾸어라. 하지만 근본은 한결같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오늘 진라면 한 그릇 드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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