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에서 서울까지 자전거 여행 150km

지난 27일 충주에서 서울까지 자전거로 150km를 달렸습니다. 하루 동안 달린 거리인데요, 오전 6시 30분 서울 동서울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오전 8시에 충주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바로 출발하여 다시 서울 집까지 꼬박 12시간을 탔네요. 오랜만에 장거리라 조금 힘들었지만 날씨와 바람이 너무 좋아서 달리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남한강 자전거 길

제가 탄 자전거 길 대부분이 남한강 자전거 길인데요, 잠깐 소개하겠습니다. 하남과 남양주를 잇는 팔당대교부터 충주 탄금대까지 132km 구간입니다. 전국 자전거 길 중 가장 아름답다고 합니다. 특히 양평에서 남양주까지 중앙선 폐철도 구간(철도길을 자전거 길로 변경) 풍경이 아주 예술입니다.

여행

이른 아침 5시 50분에 집을 나섰습니다. 한강 자전거길을 일부 타고 잠실철교를 지나고 있습니다. 동서울 터미널로 가는 길입니다. 쾌청한 날씨에 미세먼지도 없어서 기분이 좋네요~

 

 

충주행 버스표를 끊었습니다. 1시간 30분 정도 가서 8시에 도착 예정이네요. 버스 기사님이 안 보이셔서 짐칸 문을 직접 열고 자전거를 밀어 넣었습니다. 예전에는 버스에 자전거를 어떻게 싣나 싶었는데 몇 번 해봤더니 어렵지 않게 넣을 수 있었습니다. 아 그리고 마스크는 KF94를 썼답니다. ^^

 

거의 8시 5분에 도착했습니다.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정비를 잠깐 하고 바로 출발했습니다. 약 10분 가량 타고 가면 '탄금대 자전거 인증센터'가 나옵니다. 남한강 자전거길 출발 점입니다. 팔당대교까지 131.6km 남았다고 나오네요.. 멀긴 합니다.

 

목행교를 건너고 탄금대교를 풍경 삼아 달려  우륵대교(금가대교) 아래를 지나고 있습니다. 날씨가 아주 좋네요.

도로 겸용 길을 뒤에 본격적인 자전거 전용 길에 들어섰습니다. 아침보다 시계가 더 선명해 졌습니다. 길가 노란 꽃들을 보며 신나게 달리고 있습니다.

 

파란 하늘을 보며 마음은 부풀어 올라...ㅎㅎ 강변따라 달리는데 아직 오전이라 시원했습니다. 

 

 

강원도입니다. 남한강 자전거길 일부를 점유하는 원주시로 들어섰습니다. 길은 여전히 아름답네요~

 

 

4시간 조금 넘게 달려 12시 30분 즈음에 강천보에 도착했습니다. 남한강 자전거길 두 번째 인증센터가 있는 곳인데, 배가 고파서 편의점으로 바로 고고씽했네요. 허기가 진 배를 밥으로 채워야는데 삼각김밥이 없었습니다. 아쉬워하며 열량 가득한 것들로 배를 채웁니다.

 

 

40분 정도 식사와 휴식을 취하고 다시 달립니다. 오후가 되면서 살짝 더워졌습니다. 다음 인증센터가 있는 여주보를 지납니다.

 

 

조금씩 힘들어집니다. 이포보(세 번째 인증센터)를 지나고 있습니다. 비행기가 날아오르는 형상을 본뜬 구조물이 인상적이네요.

 

네 번째 인증센터인 양평 미술관 전, 최대의 난관인 12% 경사를 가진 고개를 넘어갑니다. 사진에 두 분 보이시죠? 이 분들은 시작부터 자전거를 끌고 가셨습니다. 저는 호기롭게 최저단으로 자전거를 굴려 올랐습니다. 물론 힘들어 '헉헉'거렸지만 요.. ㅎㅎㅎ. 무쟈게 힘듭니다. 똑바로 올라가지 못하고 지그재그로 올라갔습니다. 

 

힘들었던 만큼 시원하게 고개를 내려오고 팔당대교까지 36km 팻말을 만납니다. 반갑네요. 그리고 얼마 안 가 양평으로 들어섰습니다.

오후 3시 40분경 양평미술관에 도착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분은 5일째 자전거 여행을 하시는 분입니다. 큼직 막한 자전거에 텐트며 온갖 취사도구를 싣고 있었습니다. "멀리 가시나 봐요?" 물었더니 "나오면 개고생이죠. 5일째 달리고 있어요. 근데 너무 재밌어요"라고 답하셨습니다. 제가 '멋지네요' 했더니 부끄럽게 웃으시고 가시는 모습입니다. 

 

양평미술관을 지나 중앙선 폐철도 터널을 여러 개 지납니다. 많아서 몇 개인지 세지도 못 했습니다. 8개인가 싶네요. 아무튼 터널을 지날 때는 시원해서 좋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터널 내의 한기가 더운 몸을 식혀주기 때문에 기분이 좋습니다. 터널이 길 수록 더 시원하네요.

남한강 길이 거의 끝나 갑니다. 철교를 지나고 있습니다. 조금 더 달려서 능내에서 '콜라'한 캔! 역시 라이딩에는 콜라를 먹어야 합니다. 달달한 탄산이 몸을 아주 그냥 녹여주네요.

저 멀리 팔당대교가 보이고 이내 다리를 건너고 있습니다. 남한강 길은 끝이지만 집까지 20km 이상을 더 가야 합니다. 이제는 지쳐서 풍경이고 뭐고.. 그냥 달릴 뿐입니다.

 

하남에 들어서고 진짜 마지막 고개, '아이유 고개'를 힘겹게 오르고 있습니다.

대장정이 끝났습니다. 지는 해를 보며 마지막 사진을 찍었습니다. 늘 그렇듯, 뿌듯함 이런 것보다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더 크네요. 시간이 좀 더 지나야 '맞아 그때 힘들었지만 잘 다녀왔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상 충주에서 서울까지 150km 자전거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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